미·일 28년 만 공동 환율 개입에 엔화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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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미국과 일본 정책당국이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28년 만에 전격적인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에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일주일 새 8엔 이상 급락(엔화 가치 급상승)함에 따라,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글로벌 고위험 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급격히 회수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외 증시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28년 만의 미·일 공조 개입… 엔·달러 환율 155엔대로 수직 하강
금융투자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와 일본 재무성은 최근 이틀간 총 530억 달러(약 6조~7조 엔) 규모로 추정되는 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했다.
이번 개입으로 지난달 29일 달러당 163엔대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55~157엔대로 수직 하락했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직접 엔화 매수에 나선 것은 일본이 엔화 방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대거 처분할 경우,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직결된 10년물 국채금리가 치솟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024년 8월 ‘검은 월요일’ 악몽 재현되나… 국내 반도체주 긴장
시장이 긴장하는 이유는 2년 전인 2024년 8월 5일 '검은 월요일'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당시 일본은행(BOJ)의 기습적인 금리 인상(0.25%)으로 엔화가 폭등하자 대규모 엔캐리 청산이 일어났고, 하루 만에 닛케이225 지수가 12%, 코스피가 8.77% 폭락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특히 이번 엔캐리 청산 여파는 국내 반도체주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의 주체가 단순 금리 차익 거래에서 헤지펀드들의 AI·기술주 레버리지 투자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엔화 강세로 차입 비용이 증가하면 헤지펀드들은 레버리지를 줄이기 위해 AI 및 반도체 관련주를 가장 먼저 처분하게 되며, 이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와 연동성이 높은 코스피 대형주에 즉각적인 매도 압력으로 작용한다.
"조정 장세의 최종 국면" vs "BOJ 추가 금리 인상이 분수령"
다만 이번 엔캐리 청산 이슈를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글로벌 증시가 이미 상당한 조정을 거치면서 주요 AI 기술주들이 고점 대비 40%가량 하락해 레버리지 청산이 상당 부분 사전에 진행됐다. 즉, 엔캐리 청산 우려가 나타나는 시점이 오히려 수급 불안이 마감되는 마지막 고비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를 꼽는다. 시장에서는 BOJ가 오는 9~10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확률을 50% 안팎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일본 당국이 급격한 엔캐리 청산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을 피하는 선에서 엔화 강세를 유도하는 '운용의 묘'를 발휘할 수 있을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일본은행의 입으로 쏠리고 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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