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정보신문] 신승철 기자 = 국내 5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이 7조4천억원을 넘어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들 은행의 부실채권 손실 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NPL(부실채권) 커버리지 비율은 151.2%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하반기에 건전성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8일 공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고정이하여신 총액은 7조4333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분기 8조2143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고정이하여신의 증가는 금융권 전반의 리스크 신호로 평가된다.
특히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2분기 말 기준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1조852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746억원 급증했다. 이 같은 상승은 중앙그룹의 기업 회생 신청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되며, 하나은행이 중앙그룹에 대해 약 3000억원가량의 익스포저(대출 노출액)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에서 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14%포인트 오른 0.75%를 기록해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구간에서만 고정이하여신이 1321억원 증가한 점도 특징적이다.
반면 부실채권 손실 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NPL 커버리지 비율은 151.2%까지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2분기(153.5%) 이후 최저치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100.35%로 가장 낮았고, 우리은행은 전분기 대비 28.2%포인트 하락해 132.9%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197.3%로 전분기 대비 약 30% 상승해 상대적으로 높은 대응 여력을 유지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리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며 신규 부실채권 확대가 우려된다.
부실채권 직전 단계인 요주의 여신도 크게 증가했다. 5대 은행의 2분기 요주의 여신 규모는 10조217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015억원 증가하며 10조원을 넘어섰다. 요주의 여신은 1일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된 대출로, 잠재적 부실 위험을 내포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고정이하여신 증가폭은 크지 않았으나 요주의 여신이 늘어 향후 부실 가능성이 상존한다.
숭실대 회계학과 손재성 교수는 "현재 금리 수준에서도 서민과 중소기업의 부담이 크다"며 "기준금리가 더 오르면 부실률 증가가 불가피하고, 연말에는 개인 회생 신청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가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부실채권 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충당금 적립 확대와 함께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및 중소기업 대출 연체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할 경우, 전반적인 금융시장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지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