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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의 폭언과 폭력에 못 이겨 사업장을 떠난 계절노동자의 여권 사진 등 신상정보가 온라인상에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통역인이 해당 노동자의 이탈을 이유로 다른 계절노동자와 가족들에게 이탈 시 5천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보증 계약서 공증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와 계절노동전면개선대책위원회는 20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보령시 계절노동자의 인신매매 피해 사례 조사 요구’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필리핀 출신 노동자 J씨는 가족의 초청으로 지난 4월 초 입국해 충남 보령시의 한 어업사업장에서 근무했으나, 지난달 중순 사업장을 이탈했다.
이주노동단체는 회사 한국인 관리자가 음주 후 필리핀 노동자들에게 폭언과 칼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관리자 폭력에 위협을 느낀 J씨가 근무지를 벗어난 것이다. 그러나 통역인은 페이스북 ‘보령계절노동자 그룹’과 국내 필리핀인 커뮤니티에 J씨의 여권 사진과 성명 등 개인정보를 포함한 게시물을 올리며 “취업허가가 연장되지 않아 도망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주노동단체는 J씨의 이탈이 재계약 추천이 확정되기 전 발생한 것으로, 통역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더욱이 통역인들은 이달 2일 출국한 뒤 다음 달 재입국이 예정된 계절노동자와 초청인에게 “이탈 시 5천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가족 보증 계약서’ 공증을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는 노동자들과 그 가족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주노동단체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앞 기자회견에서 통역인과 주변 인물들이 온라인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하고 가족 보증 계약서 공증을 강요하는 행위로 인해 J씨뿐 아니라 함께 입국한 동료들, 필리핀 현지 마을 대표와 지자체 관료들이 지탄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신적 고통과 신변 위협을 느끼고 있어 인권위의 긴급 구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단체는 법무부와 보령시가 시민단체의 제보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서로 책임을 미루며 사건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무부와 보령시는 해당 통역인의 범죄 행위를 즉각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지역 내 계절노동자들의 인권 보호와 안전한 노동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특히 관리자의 폭언과 폭력, 신상정보 유출 등은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계절노동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철저한 관리 감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절노동자 제도는 농어촌 및 어업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으나, 현장에서는 인권 침해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자 이탈과 관련한 부당한 계약 요구,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도 함께 개선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번 진정서 접수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