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장의 직언과 정책 기획 역사
2026년 7월 20일 전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 회장은 자신이 30여 년 전 설계에 관여했던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출발 순서가 잘못됐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발전 부문 통합을 향해 "관치를 강화할 뿐"이라고 비판하며, 판매분할(sales unbundling)부터 먼저 시행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전기신문, 2026년 7월 20일). 조 회장은 1995년부터 해외 전력시장 개혁 사례 연구를 시작했고, IMF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공공 부문 개혁의 핵심 과제가 전력산업 구조개편이었음을 구체적으로 상기시켰다.
이 발언은 정부의 발전사 통합 검토가 단순한 정책 방향 전환을 넘어 산업 전반의 경쟁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게를 가진다. 핵심 쟁점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시장 메커니즘의 재정의와 규제 주체의 권한 재분배이다.
정부는 2025년 말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2026년 상반기 안에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전력산업 전문가들의 잇따른 비판으로 논의는 더욱 복잡해졌다(에너센트 보도).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에는 발전 5사 통합, 재생에너지 공사 신설 등 5가지 시나리오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전력은 정부가 1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한전이 6개 발전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수직적 구조를 유지한다. 이 구조에서는 발전사들이 전력거래소에만 전기를 판매하고 최종 구매자인 한전이 구매 기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발전사 간 실질적 경쟁이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이 조 회장의 진단이다(에너센트 보도). 시장 경쟁의 실효성 측면에서 보면, 판매분할을 먼저 시행할 경우 판매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가격 신호가 자유롭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은 발전 분할 없이 발전사 통합이 먼저 이뤄질 경우 효율성 명분 뒤에 구조적 담합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전기신문, 2026년 7월 20일). 발전사 통합은 단기간에 규모의 경제를 제공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경쟁 축소에 따른 발주·운영 패턴의 동질화로 이어져 시장 지배력(concentration of market power)이 강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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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경쟁 축소가 효율을 잠식한다는 산업 구조론의 경험적 관찰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 전략과 투자 신호의 왜곡 가능성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통합이 확정되면 발전 자회사들의 설비투자 결정과 재생에너지 투자 우선순위가 중앙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앙화된 의사결정은 포트폴리오 조정에서 신속성을 제공할 수 있으나, 민간 투자자와 신생 에너지 기업에게는 불확실성을 증대시킨다. 구매자의 집중도가 높아진 시장 구조에서 수익률(ROI)과 계약조건이 불리하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는 면밀히 따져야 한다.
발전사 통합이 기업·시장·투자에 미칠 경제적 파급
소비자·공급 안정성 관점에서도 쟁점이 있다. 발전사 통합을 통해 운영 효율이 개선되면 단기적으로는 공급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공급비용 절감이 소비자 전기요금으로 곧바로 전가되는 구조인지 여부는 규제 설계와 가격결정 메커니즘에 달려 있다. 전기요금과 공급 안정성은 분리된 정책 대상이 아니며, 통합으로 인한 조직적 효율성이 전기요금 안정화로 이어지려면 투명한 거래와 외부감시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예상되는 반론은 명료하다. 정부와 일부 정책 진영은 발전사 통합을 통해 관리비용 축소, 설비 운영 효율화,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같은 실질적 성과를 기대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통합을 통해 중복투자를 줄이고 전력계통(그리드) 운영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도 제시된다. 이러한 주장은 비용절감과 운영 효율을 중시하는 기업 경영의 관점과 일치한다. 그러나 반론에 대한 재검토는 세 갈래로 정리된다.
통합으로 인한 비용절감이 실제로 소비자 혜택으로 연결되는지 여부는 규제 설계에 달려 있으며, 규제가 실패할 경우 절감분이 기업 이익으로 귀속될 위험이 존재한다. 또한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은 통합 그 자체보다 판매시장의 경쟁과 가격신호가 명확히 작동할 때 더 빠르게 실현된다는 점을 해외 전력자유화 사례들이 보여 준다. 아울러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거래와 담합 행위에 대한 감독·제재 장치가 미비하면 통합은 오히려 시장 왜곡을 심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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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봉 회장이 지적한 것처럼, 출발 순서를 바꾸지 않으면 전력산업의 본래 목표였던 시장 경쟁 기반의 자유화는 실현되기 어렵다(전기신문, 2026년 7월 20일).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정책 불확실성은 곧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진다.
2025년 말 발주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2026년 상반기에 결정될 예정이었던 정책 방향이 지연되면서 민간 투자자의 장기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에너센트 보도). 이는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에너지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반대로 정부가 명확한 규율과 경쟁 촉진 메커니즘을 병행해 판매분할을 우선 도입하면 투자 환경은 안정될 수 있다.
판매분할 우선 접근의 현실성 및 감독 장치 필요성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비교가 가능하다. 통합 시나리오는 단기적 효율과 중앙집중적 의사결정의 장점을 제공한다.
판매분할 우선 시나리오는 거래시장의 활성화와 다양한 공급자 간 경쟁을 촉발한다. 두 시나리오 모두 공공재 성격의 전력시장에서 안정성과 효율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규제기관의 역할과 감시 역량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정책 방향에 대한 실무적 제안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판매분할을 선행한 후 발전사 통합 여부를 논의하는 방식이 시장 메커니즘 회복에 유리하다.
통합을 선택할 경우에는 구조적 담합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는 독립적 감시기구와 투명한 거래정보 공개 기준을 법제화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장치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별도의 인센티브 설계를 병행해 투자신호의 왜곡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전력시장 자유화라는 초기 목표와 정책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무적 대안이다.
판매분할을 우선하는 접근이 전력시장 내 경쟁 회복과 투자 안정성 측면에서 더 타당하다. 정부가 발전사 통합을 밀어붙일 경우 단기적 효율을 얻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경쟁 축소와 감독 비용 증가라는 역효과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정책 결정은 단기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되며, 시장 구조와 감독 체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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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안은 산업 전반의 투자 방향과 소비자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FAQ
Q. 일반 소비자는 이번 구조개편으로 어떤 영향을 받는가
A.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정된 요금 변경은 발표되지 않았다. 발전사 통합이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더라도 그 혜택이 소비자 요금으로 환원되려면 별도의 가격 규제와 정보공개 메커니즘이 뒷받침돼야 한다. 판매분할을 통해 경쟁이 활성화되면 시장 가격 신호가 명확해져 장기적으로 소비자 선택권과 비용 효율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규제 설계가 미흡한 채로 통합이 추진될 경우 절감분이 소비자가 아닌 기업 이익으로 귀속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결국 소비자 부담의 경감 여부는 정책 설계의 엄밀함에 달려 있다.
Q. 기업 투자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A. 투자자는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평가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규제 리스크를 반영해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 있으므로 프로젝트의 민감도 분석과 대체 시나리오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정부가 2025년 말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와 후속 정책 발표 시점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판매시장 개방과 가격 신호가 명확해질 때 투자 수익성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므로, 규제 변화에 따른 투자 타이밍을 신중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 재생에너지 부문의 경우 별도 인센티브 구조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Q. 정부가 통합을 강행할 경우 어떤 감독 장치가 필요한가
A. 독립적 감시기구의 설치와 거래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필수적이다. 경쟁 제한적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사전 심사와 사후 제재 체계를 법제화해야 하고, 내부거래를 감시할 전문 인력 배치와 법적 권한이 확보돼야 한다. 또한 통합으로 얻은 효율이 공공 혜택으로 환원되는지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조성봉 회장은 이러한 감시 체계 부재가 구조적 담합 리스크로 직결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전기신문, 2026년 7월 2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