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중동 긴장 속 '강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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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와 국제유가 폭등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비트코인(BTC)이 6만 4,000달러선(국내 9,500만 원대)을 견고하게 지켜내며 강보합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말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금리 인하 기대감과 현물 ETF로의 자금 재유입이 하방 압력을 방어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만 4,000달러 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도 9,500만 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 솔라나,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은 약세를 면치 못해 비트코인 중심의 시장 방어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중동 전면전 우려에 유가 급등… 비트코인은 ‘ETF 유입·FOMC 베팅’으로 견뎌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맞불 공습 및 호르무즈 해협 충돌로 지정학적 긴장이 극에 달하면서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브렌트유 9월물은 한 달 반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돌파(90.85달러)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85달러 선에 안착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시장은 대형 기관 자금의 유입으로 가격을 방어하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4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며 지난달의 자금 유출세를 완벽히 만회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이달 말 FOMC 회의를 앞두고 현물가 7만 2,000달러 도달을 목표로 한 대규모 강세 베팅이 이어지는 중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추가 반등론도 힘을 얻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가 미카엘 반 데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6만 1,000달러의 핵심 지지선 방어에 성공해 상승 모멘텀이 축적됐다”며 “향후 1~2주 내 6만 8,000달러를 돌파할 경우 8월 중 7만 5,000~8만 달러선까지 분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과도 레버리지 청산에 시장 건전성 회복… 주초 주요 경제지표 '눈길'
시장 내부 구조가 한결 탄탄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최근 가격 조정은 가상자산의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청산 물량 폭증 탓”이라며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소화되면서 시장이 이전보다 견고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갖췄다. 향후 12개월간 매우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주 연달아 발표되는 미국 주요 경제지표는 단기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꼽힌다.
21일에는 민간 고용 흐름을 가늠할 ADP 전국고용보고서가 발표되며, 24일에는 경기 체감을 보여주는 S&P글로벌 7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발표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표에 기반한 통화정책 결정을 강조한 만큼, PMI 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긴축 기조 유지 우려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클래리티 법’ 윤리 조항 갈등·‘지니어스 법’ 시한 초과
한편, 가상자산 제도화를 둘러싼 미국 내 정계 및 규제당국의 잡음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있다.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 '클래리티 법'의 경우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에서 올해 안 통과 확률이 40% 수준으로 거론된다. 공화당 측은 8월 초 표결을 추진 중이나,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 등 민주당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 수익(지난해 10억 달러 이상)을 문제 삼으며 ‘윤리 조항’ 삽입을 요구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법'은 법안 서명 1년이 지났음에도 미 재무부, 연준(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핵심 규제기관들이 시행규칙 최종안 확정 기한(18일)을 넘기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규제 혼선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프랑스 국가도박감독청(ANJ)은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을 ‘무허가 불법 도박’으로 규정하고 인터넷 차단 명령을 내리는 등 글로벌 시장 단속도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외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김치프리미엄은 -1% 내외로 역프리미엄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시장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28점(공포 단계)으로 잔뜩 웅크린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비트코인이 6만 4,000달러 지지선을 토대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이번 주 발표될 미 경제지표 결과에 달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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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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