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로구 피아노학원 ‘니즈피아노’ 김영아 원장 |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한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일반적인 피아노 학원과는 조금 다른,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프라이빗 홈 레슨 공간이 펼쳐진다.
공간은 차분하게 정돈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피아노 소리가 다른 공간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이중문을 갖춘 독립적인 레슨 환경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피아노 소리가 다른 공간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이중문을 갖춘 독립적인 레슨 환경이 눈에 들어온다.
크게 연주해도 거실에서 들리지 않을 정도로 방음에 신경 쓴 공간이다. 피아노 앞에 앉는 순간만큼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온전히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곳에서 만난 ‘니즈피아노’ 김영아 원장은 음악을 이야기할 때 유난히 표정이 밝아졌다. 자신이 운영하는 공간을 설명하면서도 ‘피아노를 가르치는 곳’이라는 말보다 ‘사람마다 필요한 음악을 찾아주는 곳’이라는 표현에 더 가까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니즈피아노(Needs Piano)라는 이름처럼 정해진 방식에 사람을 맞추기보다 한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수업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다. 성인을 중심으로 1:1 맞춤 레슨을 진행하면서 유아와 초등학생도 소수 지도하고 있으며, 클래식을 기본으로 뉴에이지, 가요, CCM, 코드 반주까지 수강생의 취향과 목표에 따라 수업을 달리 구성한다.
▲ 사진 = 니즈피아노 |
“일곱 살에 처음 피아노를 만났고, 음악과 함께 자라며 어느새 음악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일곱 살에 처음 만난 피아노는 그렇게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았다. 음악과 함께 성장하며 피아노는 자연스럽게 일상의 일부가 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음악은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존재가 됐다.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2017년부터 2022년까지는 직접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며 다양한 연령과 성향의 학생들을 만났다.
일찍부터 교육 현장을 경험한 만큼 수많은 학생을 만나며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을 품게 됐다. ‘사람들은 왜 피아노를 배우는 것일까.’
누군가는 어린 시절 배우지 못했던 피아노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다시 건반 앞에 앉았고, 누군가는 좋아하는 한 곡을 직접 연주하고 싶어서 찾아왔다. 또 누군가는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어서 피아노를 선택했다. 같은 악기를 배우지만 그 이유는 저마다 달랐다.
![]() ▲ 사진 = 니즈피아노 |
“피아노를 배우는 이유가 모두 다른 만큼, 수업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깨달음은 지금의 니즈피아노를 만든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획일적인 진도와 정해진 방식에서 벗어나 각자의 목적과 속도에 맞는 수업을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2023년부터 1:1 맞춤 수업에 집중한 프리미엄 홈 레슨실 형태의 니즈피아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김 원장은 성인 수강생에게 ‘왜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지’를 먼저 묻는다. 배우는 이유와 목표를 알아야 그 사람에게 꼭 맞는 수업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과 오랜 시간 피아노를 쳐온 사람은 당연히 다르다.
좋아하는 음악도 다르고, 연습할 수 있는 시간도 다르다. 누군가는 클래식을 원하고, 누군가는 영화 OST를 원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K-pop이나 코드 반주를 배우고 싶어 한다. 니즈피아노는 그 차이를 수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 사진 = 니즈피아노 |
“잘 치게 하는 건 기본, 제가 없어도 음악을 좋아할 수 있었으면 해요”
김 원장이 생각하는 좋은 피아노 교육은 단순히 연주 실력을 높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잘 치게 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보다 오래 음악을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곡을 완성하기 위해 집중하는 법을 배우고, 잘되지 않는 부분을 반복해서 연습하며 인내심을 기른다.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루면서 성취감과 자신감도 얻는다. 피아노는 결국 손가락으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교육철학은 ‘잘 치게 하는 것’과 ‘오래 음악을 좋아할 수 있게 하는 것’을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돼 있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마찬가지다. 어린 학생들은 집중력이 길지 않을 수 있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아직 서툴다. 그래서 김 원장은 아이의 성향과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며, 피아노를 통해 집중하는 법과 자신감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 사진 = 니즈피아노 |
“피아노 앞에서는 잠시라도 온전히 나에게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성인 수강생을 대하는 김 원장의 시선에는 조금 더 따뜻한 온도가 있다. 직장인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업무가 있고, 부모에게는 육아와 가사가 있다. 자신의 시간을 갖는 일조차 쉽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피아노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하루 중 잠시라도 다른 생각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한 곡을 배우고, 조금씩 손에 익히고, 마침내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바쁜 일상에서 쉽게 얻기 어려운 종류의 기쁨이기도 하다.
김 원장이 수강생과 깊이 소통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레슨을 기계적으로 진행하기보다 각자의 삶을 듣고 음악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공간이 ‘나만의 힐링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피아노를 배우러 왔다가 오히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작은 활력을 얻어가는 것.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성인 피아노 레슨의 모습이다.
![]() ▲ 사진 = 니즈피아노 |
“캐럴 한 곡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그 사람의 삶이 달라져 있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강생 이야기를 묻자 김 원장은 한 성인 수강생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캐럴 한 곡을 배우고 싶어 시작한 레슨이었다. 하지만 한 곡을 완성하면서 피아노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이후 캐럴과 OST를 넘어 다양한 클래식 피아노곡까지 레퍼토리를 넓혀갔다.
매주 만나 음악과 삶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였고, 어느 순간 레슨실 밖에서도 서로에게 의미 있는 인연이 됐다. 김 원장이 소개한 좋은 인연이 실제 결혼으로 이어졌고, 김 원장 역시 그 결혼식에 참석해 새로운 출발을 함께 축하했다.
캐럴 한 곡을 배우기 위해 시작한 만남이 서로 새로운 시작을 함께 지켜보는 인연으로 남은 것이다.
김 원장은 이 경험을 통해 피아노 레슨이 단순히 음악을 가르치는 시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의 삶에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 ▲ 사진 = 김영아 원장 연주 모습 |
“수백 년을 이어온 클래식 작품을 직접 연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예로운 일이죠”
니즈피아노에서 클래식 음악은 단순히 피아노 실력을 쌓기 위한 하나의 장르로만 다뤄지지 않는다. 김 원장은 최근 대학원 교수에게 들은 한 이야기를 계기로 클래식 음악을 배우고 연주하는 의미를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전한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위대한 클래식 작품을 오늘날 우리가 직접 배우고 연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예로운 일이라는 이야기였다.
김 원장 역시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단순히 피아노를 ‘잘 치는 것’을 넘어 위대한 작곡가들이 남긴 작품을 직접 공부하고 자신의 손으로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수강생들에게도 클래식 음악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장르가 아니라,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작품을 직접 만나고 그 아름다움과 기쁨을 경험하는 음악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 ▲ 사진 = 니즈피아노 |
“피아노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어요. 70대에도 처음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성인 수강생들이 가장 자주 하는 고민 중 하나는 ‘지금 시작해도 될까’라는 질문이다. 악보를 읽지 못해도 괜찮은지,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김 원장의 답은 단순하다. 늦은 때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니즈피아노에는 70대에 처음 피아노를 시작한 수강생도 있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자신의 속도로 한 곡씩 완성해가며 오랫동안 피아노를 이어갔다. 음악을 배우는 데 정해진 출발선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잘 치느냐가 아니다. 피아노를 배우고 직접 연주하는 과정에서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오늘은 한 소절, 다음에는 한 페이지, 그리고 어느 날 한 곡을 완성하는 순간. 그렇게 작은 성취가 쌓이면 피아노는 어느새 일상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존재가 된다.
![]() ▲ 김영아 원장 |
“가르치는 사람도 계속 배워야 더 좋은 수업을 할 수 있으니까요”
김 원장은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에서 피아노교수학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연주와 교육은 서로 다른 영역이기에 가르치는 일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교육 자체를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원을 운영하고 레슨을 이어오면서 현장에서 얻은 경험에 대학원에서 배우는 교수학을 더해 자신만의 교육법을 다듬어가는 중이다.
규모를 빠르게 키우기보다 먼저 교육의 깊이를 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장의 경험과 이론적 기반이 만나야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수업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의 공부는 아직 진행형이다. 교육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배움을 멈추는 순간 학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생긴다고 믿는다.
그래서 지금도 배우고, 연구하고, 수업에 적용하며 자신의 방식이 정말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끊임없이 돌아본다.
![]() ▲ 사진 = 니즈피아노 |
“음악을 하는 사람에게도 음악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김 원장은 음악교육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 위해서는 음악적 전문성과 교육 역량뿐 아니라, 자신이 가진 교육철학과 가치를 잘 전달하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원 진학 전에는 마케팅과 블로그 운영 등을 공부하며 음악과 교육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왔다.
아무리 좋은 교육도 필요한 사람에게 닿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이어질 수 있다. 음악을 잘하고 가르치는 것을 넘어, 음악의 가치와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것 역시 교육자의 역할 중 하나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음악교육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음악을 잘하는 능력과 교육을 잘하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세상과 연결하는 힘이 함께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 ▲ 사진 = 니즈피아노 |
“더 큰 공간보다, 더 깊은 교육을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김 원장은 의외로 ‘확장’보다 ‘깊이’라는 단어를 먼저 꺼냈다. 빠르게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니즈피아노만의 교육 방식과 색깔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도 더욱 확장해 피아노를 어렵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보다 친숙하게 소개하고 싶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연주와 교육 분야에서 대중과 더욱 가까이 소통하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는 꿈도 품고 있다.
단순히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과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누구나 이름을 알고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의 모습이다.
▲ 사진 = 니즈피아노 |
“피아노 한 대가 누군가의 일상에 작은 활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레슨실을 나서며 니즈피아노가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곳에서 피아노는 단순히 잘 연주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마주하고, 작은 성취를 쌓으며 음악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매개체에 가깝다.
일곱 살에 시작한 피아노를 지금까지 이어온 김 원장에게도 음악은 삶의 일부이자 계속 배워가고 싶은 대상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수강생 한 사람 한 사람의 필요에 맞는 교육을 만들겠다는 니즈피아노의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피아노를 배우는 일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기다려지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니즈피아노가 지향하는 음악교육의 모습도 결국 그곳에 닿아 있다.
피아노를 처음 시작하는 나이가 일곱 살이든 일흔 살이든 음악에는 정해진 출발선이 없다. 자신의 속도로 한 곡을 완성하고, 좋은 작품을 직접 연주하며, 일상 속에서 음악의 기쁨을 발견하는 것. 니즈피아노는 그 과정을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니즈피아노의 레슨 프로그램과 교육 방향, 수업 관련 자세한 정보는 공식 블로그(클릭 시 이동)와 인스타그램(클릭 시 이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