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익숙한 아이들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화면 대신 보드와 카드를 바라보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상대방의 선택을 살핀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처음 만난 참가자 사이에도 질문과 대화가 오간다. 보드게임카페 프랜차이즈 정글비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보드게임 클래스의 한 장면이다.
정글비는 보드게임을 승패만을 겨루는 놀이가 아닌 또래와 직접 소통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응해보는 활동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5년 2월 본사 직영 명지오션시티점에서 초등학생 대상 원데이클래스를 시작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양산중부점으로 프로그램 운영 범위를 넓혔다.
클래스는 60분 동안 최대 8명이 참여하는 소규모 방식이다. 정해진 게임을 일괄적으로 진행하기보다 참가자의 학년과 인원, 현장 반응 등을 살펴 게임 종류와 난이도를 조정한다. 진행자는 게임 규칙을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아이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게임에 참여하는 과정을 관찰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게임 선정에서도 이러한 운영 방향을 반영한다. 정글비는 집중해서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 다른 참가자와 협력하는 상황, 실패한 뒤 다시 시도하는 경험 등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실제 수업에서는 학년이 다른 참가자 사이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도 나타났다. 6학년 참가자가 계산에 어려움을 겪는 1학년 참가자를 도와주거나,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낯설어하던 참가자가 게임이 진행되면서 대화에 참여하는 사례가 있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참가자들이 매장에 남아 함께 다른 보드게임을 이어간 경우도 있었다.

정규 원데이클래스 외에 방학 기간을 활용한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명지오션시티점은 여름방학 동안 주 4회, 5주 일정으로 보드게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에는 텔레스트레이션, 미션 모자이크, 우봉고, 딕싯 등 서로 다른 방식의 게임을 활용했다. 그림이나 단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거나 상대방의 의도를 추측하고, 제한된 조건에서 퍼즐을 해결하는 등 게임마다 다른 활동을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특히 우봉고의 경우 제한된 시간 안에 주어진 퍼즐을 완성해야 하는 만큼 참가자는 타일의 위치와 방향을 여러 차례 바꾸며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 번에 답을 찾지 못하면 다른 조합을 시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결과보다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 자체가 수업의 주요 요소로 활용된다.
텔레스트레이션은 그림과 추측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참가자 간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게임이다. 정글비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여자 설문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게임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다.
정글비 관계자는 “아이들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는 것과 함께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다시 시도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며 “매장별 운영 사례와 참가자 반응을 살펴 수업 방식을 계속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글비는 명지오션시티점과 양산중부점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을 토대로 게임별 활동 방식과 진행 기준을 정리하고 있다. 향후에도 초등학생들이 보드게임을 매개로 또래와 직접 대화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