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는 저자의 저서 「스토리로 배우는 가맹점 성공 전략」(김영철·김선아 공저, 부크크, 2026년 7월 6일 출간, ISBN 979-11-12-23126-0)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지난 회(‘가맹점 생존일지⑦’)에서 ’김사장’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등장으로 매출이 20% 빠지는 위기를 겪었다. 가격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단골 손님의 이름을 기억하는 작은 노트를 만들었고, 에어컨 고장이라는 또 다른 위기도 정직한 대응으로 넘겼다. 그 결과 재방문율은 1.2회에서 1.7회로 올랐다. 이번 회는 개업 100일을 맞은 그가, 매출표보다 사람에게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계산대 너머로 음료를 건네며 웃는 김사장과 직원, 오후 햇살이 매장 안으로 길게 들어온다 - AI 생성 이미지
■ 개업 100일, 아침 일곱 시의 문자
이은지에게 문자가 왔다. “오늘 100일이에요. 수고했어요.” 김사장은 한참 멈춰 있었다. 사표를 쓰던 날 떨리던 손, “당신 결정이라면 믿을게”라던 아내의 말, “아빠 가게에서 내가 알바할래!”라던 아이의 목소리가 스쳤다. 그리고 100일. 발주를 틀렸고, 클레임을 받았고, 위생 점검에서 아찔했고, 경쟁 매장이 생겼고, 에어컨이 고장 났다. 그러나 문은 닫지 않았다. 그는 답장을 보냈다. “고마워. 당신 덕분이야.” 곧 답이 왔다. “아니야. 당신 덕분이야. 오늘도 잘해요.”
■ 발주를 틀렸던 그 직원, 먼저 입을 열다
며칠 뒤, 한 직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사장님, 사실 지난번 재고 부족이 저 때문이었어요. 발주 확인을 제대로 안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개업 첫 주 발주 사고의 원인이었다. 당시엔 끝내 밝혀지지 않고 넘어갔던 일이다. 김사장은 호통치지 않았다. “고마워, 말해줘서. 지금 말해줬으니까 괜찮아. 다시는 같은 실수 안 하면 돼. 우리가 함께 배우는 거니까.” 그날 이후 그 직원은 스스로 발주 담당을 자청했다. 신뢰는 꾸짖음이 아니라 기회를 주는 데서 자란다는 것을, 그는 그렇게 배웠다.
■ 메뉴판에 없는 생일 축하
어느 목요일 오후, 매주 같은 자리·같은 메뉴로 찾아오는 단골 할머니가 혼자 들어왔다. 주문을 받으러 갔던 민준이 조용히 돌아와 말했다. “사장님, 오늘 그분 생신이래요. 근데 혼자 오셨어요.” 메뉴판에도, 매뉴얼에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음식과 함께 작은 음료 하나가 더 나갔다. 종이컵에는 민준이 직접 쓴 메모가 붙어 있었다. “생신 축하드립니다. 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머니는 메모를 읽다 고개를 숙였다. 그날 저녁, 문자가 왔다. “저희 어머니 단골 가게가 거기예요. 오늘 우셨다고 하더라고요. 감사해요.”
■ “인사는 비용이 없다”
김사장은 서비스 매뉴얼에 규칙 하나를 더했다. 손님이 들어오면 반드시 눈을 마주치며 인사할 것, 계산 후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를 덧붙일 것, 트레이 반납 시엔 “감사합니다”를 빼놓지 말 것. 단순한 말 몇 마디였지만 매장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처음 온 손님이 계산을 마치며 말했다. “여기 직원분들이 참 밝아요. 다음에 또 올게요.” 그 손님은 다음 주에도, 그다음 주에도 다시 왔다.
■ 영업이익률과 사람 사이에서
매출표를 보던 김사장은 고민에 빠졌다. 영업이익률 12.1%, 본사 권장 기준은 15%였다. 알바 한 명을 줄이면 숫자는 맞는다. 하지만 피크타임에 매장이 무너진다. ‘숫자만 쫓으면 결국 사람을 잃는다.’ 그는 비수기 오후에 셀프 음료 코너를 만들었다. 손님이 직접 리필하게 하되 무료로 운영해 직원 한 명의 시간을 절약했고, 그 시간을 청소와 발주에 돌렸다. 두 달 뒤 영업이익률은 13.9%가 됐다. 아무도 내보내지 않고서였다. “숫자를 위해 사람을 줄이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다.” 그는 그 문장을 노트 맨 앞장에 적었다.
■ 위기를 버티는 힘
개업 초기 지각으로 크게 혼날 뻔했던 철수가 어느 날 말했다. “사장님, 처음에 저 지각했을 때 혼낼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으셨잖아요. 그때부터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김사장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대신 속으로 새겼다. ‘위기는 성장의 다른 이름이다. 사람은 위기 때 어떻게 대우받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 멘토의 한마디 — “장사는 결국 사람”
박사장이 매장에 들렀다가 말했다. “김사장, 이제는 내가 배워야 할 것 같네. 많이 성장했어.” “아직 멀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성공의 열쇠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걸요.” “그게 뭔데?” “사람이요. 직원, 손님, 가족. 이 세 가지를 잃지 않으면 버틸 수 있더라고요.” 박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장사는 결국 사람이야. 사람을 얻으면 매출이 따라오고, 사람을 잃으면 매출도 떠나.”
그날 밤 그는 일기장에 적었다. 위기를 두려워하지 말 것, 숫자와 사람 사이의 균형을 잃지 말 것, 직원과 손님, 지역 사회와 함께할 것. 그리고 마지막 줄에 굵게 적었다. “성공의 열쇠는 결국 사람이다.”
■ [체크리스트] 사람이 답이 되는 여섯 가지 원칙
- 1. 사장은 가장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가장 차분하게 리더십을 발휘한다
- 2. 직원의 실수는 꾸짖기보다 기회를 준다 — 인정하게 해주는 분위기가 팀을 만든다
- 3. 메뉴에 없는 작은 배려가 손님의 마음을 움직인다
- 4. 눈맞춤 인사, 한마디 감사— 비용 없는 서비스가 재방문을 만든다
- 5. 영업이익률은 관리하되, 사람을 줄이는 것은 마지막 수단으로 남긴다
- 6. 위기 앞에서 어떻게 대우받았는지가 직원과 손님의 충성도를 결정한다
■ [실무 팁] 인건비 줄이기 전에 확인할 ‘해고예고’
영업이익률을 맞추려 아르바이트 인원을 줄이는 건 가장 쉬운 선택처럼 보이지만, 근로기준법상 지켜야 할 절차가 있다. 3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을 해고(계약 종료·권고사직이 아닌 일방적 해고)하려면 최소 30일 전에 예고하거나, 예고 없이 내보낼 경우 30일분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은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해고예고 의무 자체는 대부분의 경우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놓치기 쉽다. 단순히 다음 달 근무표에서 빼는 방식으로 인원을 줄이면 임금체불·부당해고 분쟁으로 번질 수 있으니, 인력 조정은 최소 한 달 전 계획과 사전 고지가 원칙이다.
다음 회(완결편)는 개업 100일을 지나 신규 가맹점주들 앞에 강사로 서게 된 김사장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가 실패와 성공을 통해 배운 것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무엇일지, 마지막 회에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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