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예장통합)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있다’고 결의했다.
예장통합 제111회 정기총회는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도림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번 총회에는 서울강서노회를 제외한 68개 노회에서 목사 총대 661명과 장로 총대 612명 등 모두 1273명이 참석했다.

총회장에는 직전 부총회장이었던 권위영 목사(서울숲교회)가 추대됐다. 목사부총회장에는 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가 선출됐으며, 장로부총회장에는 박기상 장로(시온성교회)가 추대됐다.
이번 총회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하나 되게 하소서’를 주제로 진행됐다.

총회 둘째 날 회무에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의 전광훈 목사 관련 연구보고서를 표결에 부쳐 채택했다. 이날 표결에는 1085명의 총대가 참여했으며, 찬성 642표, 반대 364표가 나왔다. 이에 따라 예장통합은 전 목사에 대한 4년 전 판단을 사실상 변경했다.
이대위, 1년간 전광훈 목사 관련 연구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번 결정은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다.
예장통합은 제110회 총회에서 순서노회·순천남노회·여수노회가 헌의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씨의 이단성에 대한 조사와 대책 마련 건’을 이대위에 맡겨 1년간 연구하도록 했다.
당시 이대위는 김태수 목사가 위원장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며, 신학 교수 등이 포함된 15명의 위원들이 관련 발언과 신학적 문제를 검토한 것으로 보도됐다. 연구 결과 이대위는 전 목사에게 이단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보고서를 총회에 제출했다.

다만 제111회 총회에서 연구보고서가 상정·채택될 당시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은 권상석 목사로 보도됐다. 따라서 기사에서는 ‘연구 당시 제110회기 이대위 위원장 김태수 목사’와 ‘제111회 총회 당시 이대위 위원장 권상석 목사’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대위가 지적한 주요 내용
이대위는 전광훈 목사의 여러 발언 가운데 특히 계시론·성령론·구원론 및 성경관과 관련된 발언을 주요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이대위가 문제로 제시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 목사가 자신을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선지자’ 또는 ‘이 시대의 선지자’라고 표현한 발언이다. 이대위는 이를 성경 외적인 ‘직통계시’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정통 기독교의 계시의 완전성과 종결성에 배치되는 이단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
둘째, 전 목사가 자신을 ‘성령의 본체’라고 표현한 발언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대위는 이러한 표현이 자신을 특별한 신적 존재로 인식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셋째, 성경관과 관련한 발언도 연구 대상이 됐다. 전 목사가 모세오경을 중심으로 성경을 설명하면서 나머지 성경을 해설서에 비유하거나, 자신에게 성경의 비밀이 열렸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 등이 조사됐다.
넷째, 자신을 특별한 시대적 사명을 가진 인물 또는 왕과 연결하는 발언도 이대위의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이대위는 이러한 발언들이 단순한 일회성 표현인지 여부를 검토하면서, 여러 해에 걸쳐 유사한 발언이 반복됐다는 점을 중요하게 본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 판단과 달라져
이번 결정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예장통합이 4년 전에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 다른 판단을 내렸다는 점이다.
예장통합 제107회 총회는 당시 전 목사의 해명을 받아들여 “지속성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잘못된 사상이나 교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단으로 규정할 만한 사상이나 가르침은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서도, 목회자로서 적절하지 않은 언어 사용을 지적하고 전 목사의 집회 참석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이번 제111회 총회에서는 이후에도 문제로 지적된 발언들이 반복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대위가 기존 판단을 재검토했다.
결국 총대들은 이대위의 새로운 연구보고서를 표결에 부쳤고, 찬성 642표 대 반대 364표로 보고서를 채택했다.
전광훈 목사 측 “발언의 맥락과 신학적 입장 고려해야”
전광훈 목사 측은 총회 결의에 앞서 이대위 연구보고서에 대해 상세한 소명서를 제출했다.
전 목사 측은 문제로 지적된 일부 발언이 실제 신학적 신념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설교나 집회 과정에서 나온 과장된 표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기간의 설교와 공식적인 신앙고백을 살펴보면 이대위가 지적한 것과 다른 신학적 입장이 일관되게 확인된다고 반박했다.
특히 전 목사 측은 이단성 판단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활동이나 사회적 평가가 신학적 판단과 함께 다뤄진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단 여부는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적 평가가 아니라 신학과 교리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전 목사 측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번 총회 결의 이후에도 문제 발언의 실제 의미와 반복성, 정치적 발언과 신학적 주장 사이의 관계 등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단’ 아닌 ‘이단성’이라는 표현에 주목
이번 예장통합의 결정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총회가 전광훈 목사를 단순히 ‘이단’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이단성이 있다’는 이대위의 연구보고서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즉 이번 총회가 채택한 공식 표현은 ‘전광훈 목사는 이단이다’라는 표현보다는 ‘이단성을 지니고 있다’는 판단이다.
교단의 이단 관련 결의는 각각의 단계와 표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교단 차원의 후속 조치가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도 주목된다.
한국교회에 미칠 파장
예장통합은 한국 장로교 주요 교단 가운데 하나로, 이번 결정은 전광훈 목사에 대한 한국교계의 신학적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결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의 공식 결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다른 교단들이 모두 동일한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며, 전광훈 목사에 대한 각 교단의 과거 결정과 현재 입장에는 차이가 있다.
특히 예장통합은 2022년에는 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할 만한 사상이나 가르침이 없다고 판단했다가, 이번 제111회 총회에서 이단성이 있다는 연구보고서를 채택했다는 점에서 교단의 판단이 변화한 배경과 연구 근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