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동구 성수동 에스테틱 ‘매끄롬 성수점 (대표 - 박정은 원장) |
무역회사에서 야근을 반복하던 어느 날,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피부는 온통 염증으로 예민해져 있었고,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 피부에 적지 않은 돈을 쓰면서도 왜 이렇게 힘든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때 처음으로 ‘내 몸을 내가 공부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 작은 질문이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성동구 성수동에서 에스테틱 ‘매끄롬 성수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은 원장은 무역을 전공하고 5년가량 무역회사에서 근무했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이어가던 그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된 출발점은 거창한 성공의 꿈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학교와 아카데미를 오가며 공부했고, 투잡까지 병행했다. 남들이 쉬는 저녁 시간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고, 그렇게 쌓인 시간은 결국 지금의 전문성을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회사를 그만둔 뒤 현장 경험을 쌓았고, 오래 고민하기보다 직접 자신의 공간을 열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자신의 몸을 돌보기 위해 시작했던 공부를 다른 사람의 일상을 돌보는 일로 확장해가고 있다.
“처음에는 제 몸이 너무 힘들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공부하면 할수록 몸이라는 게 정말 정직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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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지는 공간보다, 다시 편안해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매끄롬 성수점을 처음 찾았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는 의외로 조용하다.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정돈된 공간과 은은한 아로마 향, 깨끗하게 관리된 내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안에서 박정은 원장은 자신의 공간을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피부를 관리하고 바디와 체형을 관리하는 에스테틱이지만, 그가 생각하는 에스테틱은 단순히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한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사람의 몸을 직접 만지는 테라피를 통해 긴장하고 지친 몸이 편안해지고, 그 과정에서 마음까지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매끄롬 성수점의 관리에는 ‘강하게 해야 효과가 있다’는 방식보다 ‘왜 이 사람에게 이런 관리가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
박정은 원장은 기존 에스테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강한 압이나 자극적인 관리와는 조금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몸의 구조와 체형을 이해한 뒤 부드럽고 섬세하게 접근하는 수기 테라피에 집중하는 이유다.
“처음 받으시는 분들은 ‘이렇게 부드러워도 되나?’ 하고 생각하시기도 해요. 그런데 몸을 제대로 보고 들어가면 꼭 강하게 해야 하는 건 아니거든요. 몸이 바르게 서고,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관리예요.”
▲ 사진 = 매끄롬 성수점 |
한 사람의 몸은 모두 다르니까, 관리도 같을 수 없다
매끄롬 성수점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특징은 ‘생애 주기별 테라피’다. 키즈, 임산부, 웨딩, 시니어 등 다양한 연령과 상황에 따라 몸의 특성이 달라지는 만큼 테라피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어린아이와 임산부, 결혼을 앞둔 사람, 나이가 들어 몸의 움직임이 달라진 사람에게 똑같은 방식의 관리를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몸이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시기에 따라 몸이 달라지잖아요. 그러니까 하나의 테크닉만 가지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것보다 그 사람의 체형이나 특징을 보고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철학은 직원 교육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본사에서는 원장 교육을 진행하고, 각 지점에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성수점을 포함해 분당·정자, 인천, 포항, 대구 등 총 5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각 지점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박정은 원장이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술을 배웠느냐’보다 ‘왜 그렇게 하는지를 알고 있느냐’다.
수기 테라피는 사람마다 다른 몸을 손으로 직접 살펴야 하는 만큼 충분한 연습과 시간이 필요하다. 기계처럼 정해진 범위를 일률적으로 관리하는 방식과 달리 근육과 근막 등 세부적인 부분을 손으로 느끼면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매끄롬의 경쟁력으로 꾸준한 교육을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술 하나만 주고 바로 현장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직원도 몸을 공부하고 정확한 이론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고객님이 누구에게 관리를 받더라도 일정한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하니까요.”
▲ 사진 = 매끄롬 성수점 |
고객이 원하는 것과 몸이 필요로 하는 것, 그 사이를 살핀다
매끄롬 성수점의 상담 방식 역시 일반적인 ‘원하는 관리 선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고객이 무엇 때문에 찾아왔는지를 먼저 듣고, 이후 현재 몸의 상태를 살펴 우선순위를 함께 정한다. 얼굴 윤곽 관리를 원해 찾아왔더라도 상담을 통해 몸의 상태를 먼저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 이유를 설명한다.
물론 고객의 요구를 무시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얼굴 관리를 원한 고객이라면 우선 원하는 관리를 진행하면서 신뢰를 쌓고, 이후 필요한 부분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박정은 원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도 몰랐던 자신의 몸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윤곽 관리가 목표였던 고객이 상담을 통해 피부 상태나 생활 습관, 몸의 불편함 등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함께 살펴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목표를 하나씩 세우고 변화를 확인한다.
“고객님들이 좋아하시는 부분이 바로 그거예요. 내가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다는 것. 처음에는 하나만 생각하고 오셨는데 상담을 하고 나면 ‘아, 이것도 같이 봐야겠구나’ 하고 전체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거든요.”
![]() ▲ 사진 = 매끄롬 성수점 관리 전 & 후 |
오랫동안 답을 찾지 못했던 한 사람에게, 변화가 시작되다
박정은 원장이 지금까지 만난 고객 가운데 유독 오래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치아 교정 과정에서 한쪽으로 치열이 크게 쏠리는 문제를 겪었던 고객이었다. 이후 2~3년 동안 관련 논문을 찾아보고 여러 의료기관을 찾아다니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 정도 치열의 문제는 해결했지만, 오랜 기간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 신체의 비대칭과 경직이 크게 나타난 상태였다.
박정은 원장에게도 쉽지 않은 사례였다.
“저도 처음 겪어보는 사례라서 저희끼리만 판단하지 않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대표님께도 계속 여쭤보면서 조심스럽게 들어갔어요.”
관리 과정이 이어졌고, 고객은 몇 차례의 테라피를 거치면서 자신의 몸에서 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여러 곳을 찾아다녔던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고객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승무원 시험에 합격한 것이다.
이제 그는 해외 일정 때문에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매끄롬 성수점을 찾는다. 박정은 원장에게 이 고객은 단순히 기억에 남는 사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다시 일상으로 나아갈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 사진 = 매끄롬 성수점 |
“에스테틱도 이제는 ‘전문성’으로 이야기할 때라고 생각해요”
박정은 원장이 바라보는 에스테틱 업계에는 기대와 아쉬움이 동시에 존재한다.
현재 에스테틱은 비교적 낮은 진입장벽을 가지고 있어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면 창업이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창업 이후 현장에서 필요한 신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고객 응대, 위생, 도구 사용 등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은 충분하지 않다고 그는 지적한다.
제품이나 기계 사용법을 배우는 것만으로 현장에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에스테틱이 보다 전문적인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본 교육부터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용실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하나씩 기술을 익혀가는 것처럼 에스테틱에도 ‘기본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에스테틱이라는 분야도 충분히 전문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기본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보니까 업계 전체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반면 지나치게 강한 기기 사용이나 충분한 전문지식 없이 무리하게 관리 범위를 넓히는 행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특히 피부에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기기를 사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는 소비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무엇을 책임질 수 있느냐’라는 이야기다.
규제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의료와 미용의 영역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하지만,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에스테틱의 전문적인 활동까지 지나치게 좁은 기준 안에 가두는 것은 업계 발전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정은 원장은 에스테틱이 의료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영역을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 ▲ 사진 = 매끄롬 성수점 |
성수에서 시작해, 더 많은 사람에게 기술을 건네는 일
매끄롬 성수점의 다음 행보는 ‘확장’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조금 다르다.
성수점에는 국내 고객뿐 아니라 외국인 고객도 꾸준히 방문하고 있어 향후 외국인 고객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박 원장이 진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자신이 직접 모든 고객을 관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좋은 테라피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결국 함께 일할 사람을 교육하고 성장시키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경력이 단절됐거나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와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직원이라는 형태에만 머무르지 않고 프리랜서로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넓히는 구상도 하고 있다.
그의 꿈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해까지 매년 단기 해외봉사에 참여해온 박정은 원장은 언젠가 테라피스트들과 하나의 팀을 만들어 도움이 필요한 곳을 직접 찾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손으로 하는 테라피에는 국경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가 이 일을 배우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도 그런 부분이었어요. 우리가 어디에 가든 손으로 사람을 케어할 수 있잖아요. 나중에는 선생님들과 팀을 만들어 국내든 해외든 도움이 필요한 곳에 가서 봉사도 하고 싶어요.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히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것도 함께 나누고 싶고요.”
더 먼 미래에는 사람과 사람, 기술과 필요한 곳을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꿈도 품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자신이 가진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기술을 가진 사람을 연결해 새로운 형태의 일과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박정은 원장이 매장 운영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교육 시스템이다.
▲ 사진 = 박정은 원장 해외봉사 모습 |
몸을 바꾸기 전에, 생활을 조금 바꿔보세요
인터뷰의 마지막, ‘그렇다면 일상에서 몸을 위해 가장 먼저 무엇을 바꿔야 할까’라는 질문에 박정은 원장은 의외로 거창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사소한 습관부터 이야기했다.
그가 직장인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은 차가운 음료, 이른바 ‘아이스’를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따뜻한 수건을 이용한 온스포, 앉아 있을 때 코어에 힘을 주는 습관, 서 있을 때 뒤꿈치에 힘을 주는 자세를 추천한다.
“저는 관리를 많이 받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끊는 게 몸에 더 영향을 줄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따뜻한 수건을 후두부와 헤어라인 주변에 대주는 간단한 습관, 앉아 있을 때 코어에 힘을 주어 목과 어깨에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 서 있을 때 앞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뒤꿈치에 힘을 주는 것.
그가 말하는 것은 특별한 도구도, 거창한 프로그램도 아니다.
매일 반복하는 작은 자세와 습관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박정은 원장이 생각하는 ‘관리’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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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하니까요”
인터뷰를 마치고 매끄롬 성수점을 나서는 순간까지 공간의 분위기는 처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은은한 향기가 남아 있었고, 내부는 정갈하게 정돈돼 있었다.
무엇보다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은 박정은 원장의 표정이었다.
환하게 웃을 때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할 때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힘이 실렸다. ‘몸을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 ‘직원도 계속 배워야 한다’, ‘사람마다 다른 몸을 똑같이 다뤄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꽤 단호했다.
그런데 그 단호함이 이상하게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이 바탕에 있기 때문인지, 그 확고함에서 신뢰가 느껴졌다.
날씬하고 관리가 잘된 외모와 맑은 피부, 선한 눈매도 인상적이었지만 기자에게 가장 깊게 남은 것은 목소리였다. 조근조근 이야기를 이어가는 음색이 공간에 퍼지는 은은한 향기와 닮아 있었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자리였지만 대화를 마치고 나니 기자 역시 잠시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몸과 마음의 회복’을 이야기하던 박정은 원장의 말이 단순한 브랜드 설명이 아니라, 실제 공간의 분위기와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관리하는 공간은 많다. 하지만 누군가의 몸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그 사람이 조금 더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까지 담아낸 공간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역회사에서 자신의 지친 몸을 바라보던 한 직장인의 작은 질문은 이제 다른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박정은 원장은 그 여정을 성수에서 멈추지 않고, 교육과 사람, 나아가 도움이 필요한 곳까지 연결해가려 한다.
매끄롬 성수점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는 아직 열려 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더 예뻐지는 것’에서 시작해 ‘더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관리의 의미를 확장해가려는 그의 시선은, 빠르게 변화하는 에스테틱 시장에서 꽤 오래 기억될 만한 방향이라는 점이다.
매끄롬 성수점의 프로그램과 운영 소식, 박정은 원장이 전하는 다양한 관리 정보는 매끄롬 성수점 공식 사이트(https://korea-beauty.kr/seong-su)를 통해 자세히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