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정보신문] 서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조합설립 절차가 크게 빨라질 전망이다.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되던 조합설립 관련 업무를 정비구역 지정 전부터 준비하고, 일부 절차를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면서 기존 약 1년이 걸리던 조합설립 과정이 약 4개월 수준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선의 핵심은 조합설립에 필요한 법적 요건 자체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추진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하고 조합설립 준비업무를 앞당겨 진행하는 데 있다.
정비사업의 장기화가 금융비용 증가와 공사비 상승,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실제 사업기간 단축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정비구역 지정 전 추진위원회 구성…도시정비법 제31조가 근거
이번 제도 개선에서 주목해야 할 첫 번째 법적 근거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1조다.
제31조는 조합을 설립하려는 경우 토지등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장·군수 등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현행 제31조 제2항은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지역뿐 아니라 법에서 정한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정비구역 지정·고시 전 지역에서도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처럼 정비구역 지정 이후에야 모든 조합설립 절차를 시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사업장은 정비구역 지정 전부터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사업 준비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관련 법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1조(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구성·승인)
■ 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 준비…도시정비법 제32조
정비구역 지정 전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만으로 사업기간이 단축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핵심은 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을 위한 준비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2조 제1항 제4호는 추진위원회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로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업무’를 명시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에서는 추진위원회 업무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 접수,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 준비, 조합 정관 초안 작성 등 조합설립에 필요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결국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전부터 정관 작성과 임원 선정 등 조합설립 준비를 앞당기려는 방안은 이러한 도시정비법 체계와 연결된다.
[관련 법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2조(추진위원회의 기능)
[관련 규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26조(추진위원회의 업무 등)
■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은 75%
사업 속도를 높인다고 해서 조합설립에 필요한 법정 동의요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재개발사업의 조합설립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5조 제2항이 핵심적인 법적 근거다.
재개발사업의 추진위원회가 조합을 설립하려면 원칙적으로 토지등소유자 4분의 3, 즉 75% 이상과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의 토지소유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주민들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하고 법정 동의율을 조기에 확보하는 재개발구역일수록 이번 절차 개선에 따른 시간 단축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법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5조 제2항
■ 재건축은 70%…재개발과 동의요건 달라
재건축사업은 재개발과 조합설립 동의요건이 다르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5조 제3항에 따르면 재건축사업은 법에서 정한 동별 요건과 함께 주택단지 전체를 기준으로 전체 구분소유자의 70% 이상 및 토지면적의 70% 이상 토지소유자의 동의 등 법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재개발과 재건축을 모두 묶어 ‘주민 동의율 75% 이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재개발은 75%, 재건축은 70% 등 각각의 법정 동의요건을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관련 법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5조 제3항
■ 정관도 정비구역 지정 전에 준비
조합 정관 역시 조합설립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2조와 같은 법 시행령은 추진위원회의 조합설립 준비업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조합 정관 초안을 작성해 놓으면 정비구역 지정 이후 다시 처음부터 정관 작성 작업에 들어가는 데 따른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정비구역 지정 전에는 조합설립을 위한 준비업무를 최대한 진행하고, 지정 이후 법정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 사업 빨라져도 ‘추정분담금’ 정보제공은 중요
사업기간을 단축하더라도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권과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보제공 절차의 중요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도시정비법은 조합설립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추정분담금 등 법에서 정한 정보를 토지등소유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의 예상 분담금은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정보다.
따라서 조합설립 절차가 빨라지더라도 사업비와 예상 분담금 등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돼야 하며, 단순히 사업 속도만을 이유로 토지등소유자의 정보 확인 절차가 소홀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관련 법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5조
[관련 규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의 추정분담금 등 정보제공 관련 규정
■ 창립총회도 법정 절차…없애는 것이 아니라 ‘병행’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도 그대로 유지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2조 제3항은 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기 전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창립총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 제27조도 법정 동의를 받은 뒤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에 창립총회를 열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총회 개최에 앞서 회의 목적과 안건, 일시·장소, 참석자격 등을 공개·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 개선방안은 창립총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추정분담금 관련 절차와 창립총회 준비 등 병행 가능한 업무를 동시에 추진해 행정 대기시간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
[관련 법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2조 제3항
[관련 규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27조(창립총회의 방법 및 절차 등)
■ ‘정비구역 지정 전 조합설립’으로 오해하면 안 돼
이번 제도 개선에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정비구역 지정 전부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설립을 위한 준비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고 해서 정비구역 지정 전에 조합설립인가까지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에서 정한 동의요건과 절차를 충족하고 정비구역 지정·고시 이후 조합설립인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제도를 정확하게 표현하면 ‘정비구역 지정 전 조합설립’이 아니라 ‘정비구역 지정 전 조합설립 준비절차 조기 착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365일→120일…245일 단축 기대
서울시가 추진하는 절차 개선이 현장에 정착할 경우 정비구역 지정 이후 조합설립까지 걸리는 표준처리기간은 기존 약 365일에서 120일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약 245일, 8개월가량을 앞당기는 셈이다.
재개발·재건축은 조합설립 이후에도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철거, 착공 등 장기간에 걸친 절차가 남아 있다.
때문에 초기 조합설립 단계에서 수개월을 단축하는 것만으로도 전체 사업기간과 금융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정비사업에서는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가 조합원 추가분담금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른 만큼 사업기간 단축의 경제적 효과도 주목된다
.
■ 앞으로 재개발·재건축 투자도 ‘동의율·사업속도’ 살펴야
이번 제도 개선은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의 투자 판단 기준에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입지, 용적률, 일반분양 물량, 예상 분양가, 조합원 분양가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주민 동의율, 추진위원회 구성 여부, 정비구역 지정 단계, 예상 분담금과 행정절차 진행속도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지역에 위치하고 사업성이 비슷한 정비사업이라도 주민 동의율과 추진주체의 역량에 따라 조합설립 시점이 달라지고, 결국 착공과 입주 시점까지 차이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합설립 4개월’이라는 표현을 모든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4개월 만에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법정 동의율 확보 여부와 주민 갈등, 사업성, 공사비, 각종 인허가 및 소송 등 개별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실제 사업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 관련 법규 한눈에 보기
정비구역 지정·고시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6조
정비구역 지정 전 추진위원회 구성 근거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1조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준비업무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2조 제1항 제4호
추진위원회의 구체적인 업무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26조
창립총회 개최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2조 제3항
→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요건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5조 제2항
→ 토지등소유자 75% 이상 및 토지면적 50% 이상 토지소유자 동의
재건축 조합설립 동의요건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5조 제3항
→ 전체 구분소유자 70% 이상 및 토지면적 70% 이상 토지소유자 동의 등
■ 서울 정비사업, ‘입지 경쟁’에서 ‘속도 경쟁’으로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사업 추진 속도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선은 법정 절차나 주민 동의요건을 없애는 규제 완화라기보다 도시정비법상 허용된 추진위원회의 역할을 적극 활용해 조합설립 준비업무를 앞당기고 중복되는 행정 대기시간을 줄이는 제도 개선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주민 동의가 충분히 확보되고 사업성이 양호한 정비구역은 행정절차 단축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비사업을 통한 2031년까지 31만가구 공급계획에도 이번 조합설립 절차 단축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앞으로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는 ‘어디가 정비사업 대상이 되느냐’ 못지않게 ‘어느 사업장이 법정 동의요건을 빠르게 확보하고 실제 사업을 얼마나 신속하게 추진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2026년 8월 현재 시행 중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및 같은 법 시행령과 서울시 정비사업 절차 개선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일반적인 보도·해설 자료다. 개별 정비사업의 적용 법령과 동의요건은 사업유형·사업단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사업 추진 시 최신 법령과 관할 행정청의 적용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사업문의 010-5808-3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