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보신문]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이 2909호까지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이 2339호로 전체 미분양의 80.4%를 차지하며 주택시장 부담을 키우고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한 달 새 미분양은 105호 증가했고, 준공 후 미분양도 74호 늘어났다. 인구 약 70만 명인 제주에만 비수도권 전체 준공 후 미분양의 10%에 가까운 물량이 쌓인 셈이다.
6월 제주지역 건설수주액은 573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06.5% 급증했다. 공공과 토목 부문의 발주가 각각 1840.5%, 2699.5% 증가하며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민간 주택시장 상황은 다르다. 같은 달 건축허가면적은 55.8%, 건축착공면적은 18.9% 감소했다. 주거용으로 한정하면 허가는 49.1%, 착공은 49.0% 줄어 민간 수요 회복이 더딘 현실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레미콘 출하량도 13.2% 감소해 건설현장 투입 물량이 줄어든 점을 반영한다.
7월 제주 관광객은 12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4000명 감소했다. 내국인 관광객은 96만3000명으로 9만 명 줄었고, 외국인은 소폭 증가했으나 증가폭은 크게 축소됐다.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편수가 전년 대비 156편 줄었고, 크루즈 운항과 승객도 각각 6편, 1만1000명 감소했다. 관광객 감소는 소비와 서비스업 고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6월 제주지역 내국인 관광객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1.5% 줄었고 대형마트 판매는 10.8%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지수도 3.0% 줄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8로 한 달 전보다 3.8포인트 하락했다.
고용 상황은 전체 취업자 증가와 업종별 체감 경기 차이를 나타냈다. 7월 제주 취업자는 41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1000명 늘었다. 건설업 취업자가 7000명 증가했으나 서비스업 취업자는 3000명 감소했다. 특히 관광과 연관된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7000명 줄어 관광업 부진의 영향을 보여준다.
제주도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지난 6월 전국 최초로 ‘제주 주택 상생프로젝트’를 도입했다. 민간 사업자가 분양가 할인, 잔금 유예, 가전제품 제공 등 혜택을 제공하고 도가 취득세 지원 등의 공공 혜택을 더해 홍보하는 방식이다. 현재 23개 사업장 중 8개가 선정돼 총 1330호 중 준공 후 미분양 800호가 사업 대상으로 포함됐다. 하지만 실제 계약으로 연결된 물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준공 후 미분양은 4월 2201호에서 6월 2339호로 두 달 연속 증가해 당장의 효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지역 건설업계는 공공 발주 증가에도 체감 경기는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지난 13일 제주도의회에 건설단체들이 수주 확대를 다시 요청했다. 이들은 제2공항 등 핵심 사업의 적기 추진, 공공공사 분할 발주, 지역 의무 공동도급 확대, 지역 업체 하도급 참여율 제고 등을 요구했다. 공공 수주가 지역 업체 일감으로 전환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제주상공회의소는 제주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진단했다. 제주경제의 핵심 위험 요소로 건설경기를 꼽으며, 건설과 관광 두 산업의 동반 부진이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8월 1일부터 11일까지 제주 관광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1만4000명 늘어 다소 회복 조짐을 보였다. 내국인 관광객은 4000명, 외국인은 1만 명 증가했다. 제주도는 4615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소비 촉진, 민생 공사, 관광객 유치, 소상공인 지원 등에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항공 공급 여건 개선과 추경 집행이 경기 하방 압력을 일부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경제의 향후 관건은 공공 부문에서 시작된 반등이 민간 수요로 얼마나 신속히 이어지느냐다. 공공 건설수주 증가가 실제 착공과 지역 업체 일감 확대, 미분양 주택 상생프로젝트가 계약으로 연결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관광객 증가가 숙박, 음식, 유통 등 관련 서비스업 매출과 고용 회복으로 확산되어야 제주경제의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