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으로 2조8,061억원을 편성한다.
전년도 결산에 따라 연내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 법정의무경비를 우선 확보하는 동시에, 청년 취업과 주거·생계비 부담 등 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 생활안전 분야에 8,100억원을 집중 투입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10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하고 심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 규모는 기존 2026년도 예산 53조7,674억원의 5.2%에 해당하며, 추경안이 원안대로 통과하면 올해 서울시 전체 예산은 56조5,735억원으로 늘어난다.
서울시는 이번 추경의 방향을 크게 ‘함께하는 서울’, ‘성장하는 서울’, ‘살기좋은 서울’ 등 3대 분야로 설정했다.
거시경제 지표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청년 취업난과 주거비·생계비 부담 등 시민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체 추경 66.6%는 법정의무경비…1조8,698억원 반영
이번 추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법정의무경비다.
서울시는 2025회계연도 결산에 따른 자치구·교육청 지원 9,179억원, 통합재정안정화기금·주택진흥기금 적립 8,863억원 등을 포함해 총 1조8,698억원을 반영했다. 전체 추경의 66.6%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법정의무경비와 국고보조사업 매칭분을 제외하면 시가 재량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많지 않지만, 시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에는 최대한 예산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서울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청년실업률은 7%**를 기록했고, 서울 주택 전세가격 증가율도 2025년 6월 0.2%에서 올해 6월 1.1%로 확대됐다.
고용과 주거 분야의 부담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 제1회 추경을 통해 중동 정세 불안과 고유가에 대응해 교통비와 생활비 부담을 낮추고 취약계층·소상공인을 긴급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제2회 추경에서는 결산에 따른 법정의무경비를 반영하는 동시에 청년·소상공인·주거 취약계층 지원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병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민생·성장·생활안전에 8,100억원
서울시가 이번 추경을 통해 추진하는 시민 체감사업은 총 8,100억원 규모다.
분야별로는
△함께하는 서울 4,097억원
△성장하는 서울 2,319억원
△살기좋은 서울 1,684억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함께하는 서울’에는 촘촘한 돌봄 2,878억원, 공공의료 강화 143억원, 주거안정 1,076억원이 편성됐다.
‘성장하는 서울’에는 지속가능한 성장 2,184억원, 청년 성장사다리 91억원, 야간경제 활성화 44억원이 투입된다.
‘살기좋은 서울’에는 안전·생활 인프라 확충 891억원,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763억원, 365일 건강한 일상 30억원이 각각 편성됐다.
취약계층 생계·의료 안전망 강화…주거급여 36만4천 가구로
‘함께하는 서울’ 분야에서는 취약계층의 생계와 의료, 주거 안전망 강화가 핵심이다.
서울시는 올해 기준중위소득이 4인 가구 기준 6.51% 인상된 데 따른 수급자 증가를 반영해 기초생활보장 강화에 2,221억원을 투입한다.
생계급여 지원대상은 기존 31만6천명에서 32만8천명, 의료급여는 26만4천명에서 27만9천명으로 확대한다. 이에 각각 857억원과 1,365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공공의료 인프라도 보강한다.
은평병원에는 48억원을 투입해 각 층별 리모델링과 장애인건강검진센터 조성 등 현대화를 추진하고, 서남병원에는 76억원을 투입해 응급진료 및 통합재활센터 확장과 장애인건강검진센터 조성 등을 추진한다.
장애인과 취약계층 의료지원에도 21억원을 추가한다.
서부장애인치과병원 지원을 통해 장애인 치과진료를 확대하고, 동부병원의 방문 취약계층 필수의료 지원도 강화한다.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확보…주거급여 지원도 확대
주거 분야에서는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매입 확대에 130억원을 투입한다.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3개 구역을 확보하는 한편, 주거급여 지원에도 440억원을 추가 편성한다.
이에 따라 주거급여 지원 대상은 기존 34만7천 가구에서 36만4천 가구로 확대된다.
최근 서울지역 전세가격 상승과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저소득층 주거비 지원과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동시에 확대한다는 점에서 이번 추경의 대표적인 민생대책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청년 50만명에게 ‘고급 생성형 AI 이용권’ 1년 지원
이번 추경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청년 AI 성장권 지원사업이다.
서울시는 56억원을 편성해 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19~29세 청년 50만명에게 코딩·에이전트 등 고급 생성형 AI 이용권을 1년 동안 지원할 계획이다.
AI 기술이 산업현장뿐 아니라 취업과 업무 생산성, 창업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첨단 AI 서비스를 경험하지 못하는 이른바 ‘AI 격차’를 줄이고 미래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정책으로 풀이된다.
청년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19~39세 청년에게 지급하는 부동산 중개보수 및 이사비 지원 대상은 기존 8천명에서 1만명으로 늘어난다.
지원금은 부동산 중개보수와 이사비를 합해 최대 40만원까지 실비로 지급하며, 이를 위해 6억원을 추가 편성한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도 강화한다. 서울청년기지개센터를 법정 고립·은둔청년 지원기관인 ‘청년미래센터’로 지정해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심야 자율주행택시 3대→19대…전기차 2만6,501대 지원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조성·운영에 5억원을 투입해 강남 심야 자율주행택시 운행 규모를 2025년 3대에서 올해 19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이용 활성화에는 403억원이 투입된다.
전기차 구매지원 규모를 기존 2만711대에서 2만6,501대로 확대하고, 전기버스 급속충전기도 기존 48기에서 89기로 늘린다.
대학을 중심으로 이론교육과 현장실습, 일자리 매칭을 연계하는 ‘서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에도 17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서울의 밤도 경제자원으로…‘달빛상품권’ 100억원 발행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야간경제 정책도 이번 추경에 포함됐다.
서울시는 가칭 ‘달빛상품권’ 발행에 11억원을 투입한다.
달빛야장 5개 권역에서 야간시간에 한정해 사용할 수 있는 지역사랑상품권으로, **100억원 규모에 할인율 10%**로 발행할 예정이다.
남산의 노을과 야경을 활용한 **‘남산 나이트 페스티벌’**도 추진한다. 10~11월 남산캠프닉, 단풍산책, 무소음 헤드셋을 활용한 ‘팔각클럽’ 등을 운영한다.
12월에는 한국숲정원 내에 **‘남산 반딧불 정원’**을 조성하고, 운현궁에서는 역사적 공간을 활용한 야간 전통문화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단순한 관광행사를 넘어 야간시간대 유동인구를 늘려 주변 상권의 소비를 확대하는 ‘야간경제’ 전략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수해 예방·지하철 안전에도 투자…6·7호선 노후 전동차 368칸 교체
시민 안전과 생활 인프라 분야에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빗물펌프장 신·증설에 72억원을 투입해 양재2·영등포·금호 빗물펌프장 사업을 추진하고, 2022년 침수피해가 발생한 시흥동 일대에는 10억원을 투입해 1만7,800㎥ 규모 빗물저류조를 추가 설치한다.
서울 지하철 안전을 위한 투자도 확대된다.
서울시는 177억원을 투입해 지하철 6·7호선 노후 전동차 368칸을 교체할 계획이다.
해체공사장 안전관리 역시 강화한다. 상시점검 대상을 기존 762개소에서 1,457개소로 확대해 공사현장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점검한다.
결혼·임신·출산·양육 지원 확대
저출생 대응을 위한 생애주기별 지원도 강화된다.
공공예식장을 활용하는 ‘더 아름다운 결혼식 지원’ 대상은 기존 400건에서 550건으로 확대된다.
35세 이상 임산부 의료비 지원에는 41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35세 이상 임산부에게 임신 중 외래진료와 검사비를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하며, 지원 규모도 기존 2만명에서 2만8천명으로 확대한다.
출생아 증가 추세를 반영해 ‘첫만남이용권’ 예산도 31억원 증액한다.
첫째 아이에게 200만원, 둘째 이상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로, 이번 추경을 통해 1,876명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 24~86개월 미만 미취학 아동에 대한 가정양육수당 지원도 기존 2만5,120명에서 2만6,257명으로 확대한다.
장애인 생활체육부터 ‘서울체력9988’까지
시민 건강을 위한 예산도 보강한다.
장애인스포츠 강좌 이용권 지원대상을 기존 4,012명에서 6,565명으로 확대하고, 맞춤형 체력관리를 제공하는 서울체력9988 직영센터 4곳을 신규 조성한다.
신규 센터는 청담역, 성북청소년성문화센터, 50+남부캠퍼스와 서부캠퍼스에 들어설 예정이다.
또 ‘손목닥터9988’을 활용해 비만 고위험군 3천명에게 체육시설 이용바우처 등을 지원한다.
해당 사업에는 생명보험협회 기부금이 활용된다.
서울시 “시의회 의결 후 신속 집행”
이번 추경은 단순한 재정 규모 확대보다는 법정의무경비를 우선 정리하면서 제한된 가용재원을 어느 분야에 집중할 것인지에 정책적 무게가 실려 있다.
특히 청년 취업과 AI 활용 역량,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주거 부담, 취약계층 생계·의료, 미래 모빌리티, 저출생, 수해·지하철 안전 등 시민 생활과 직접 맞닿은 분야를 폭넓게 포함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2조8,061억원이라는 전체 추경 규모 가운데 1조8,698억원, 즉 66.6%가 법정의무경비인 만큼 실제 정책 선택을 통해 편성한 재원의 규모와 집행 효과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도 있다.
서울시가 시민 체감사업으로 별도 제시한 규모는 8,100억원이다.
이동률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이번 추경은 법정의무경비와 국고보조사업 매칭 등 연내 필수 재정 수요를 우선 반영하고, 제한된 가용재원은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 생활안전 강화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계·의료·주거 지원과 청년·신산업 투자, 결혼·출산·양육 및 안전 인프라 확충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시의회 의결 후 신속하게 집행해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추경안은 서울시의회 심의·의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향후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사업별 예산의 필요성과 효과, 재원 배분의 적정성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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