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보고서가 지목한 'CAPEX 편향'의 문제
2026년 8월 7일 전기신문이 보도한 EU 집행위원회 보고서는 송전망 투자 규제의 근본적 전환을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기존의 자본적 지출(CAPEX) 중심 보상 구조가 대규모 송전선 건설 같은 물리적 투자로 치우치게 하며, 디지털·운영 효율 개선을 저해한다고 진단했다.
핵심 결론은 이렇다. CAPEX와 운영비(OPEX)를 합산해 총지출(TOTEX·Total Expenditure) 기준으로 보상 체계를 바꾸면 비용 효율과 운영 성과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EU 보고서는 구체적 수치로 현 체계의 비효율을 제시했다.
유럽 송전계통운영자 연합체(ENTSO-E)는 2050년까지 유럽 전력망에 약 8,600억 유로(약 1,416조 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망했으며,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산업 경쟁력을 훼손하거나 소비자 요금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투자 방식의 구조적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2021년~2024년 기간에 송전계통운영자(TSO)의 총요소생산성(TFP)이 1.5%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에너지 위기 시기(2022년~2023년)에는 송전량이 6% 감소했음에도 CAPEX는 50~70% 증가하고 OPEX는 31~48% 증가해 생산성이 악화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비효율적인 TSO가 우수 운영 사례를 적용할 경우 연간 6억~34억 유로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산정했다(전기신문, 2026년 8월 7일).
이러한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CAPEX 중심 규제는 규제자산(RAB)에 반영된 설비가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면서 설비 확대를 우선하는 인센티브를 만든다. 이 구조는 전력수요가 지역별·시간대별로 변동하는 상황에서 과투자·중복투자를 낳는다.
둘째,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화(전기차·AI 데이터센터 등)로 전력망의 운영 복잡성이 커지는 시점에 운영비를 통한 효율 개선은 공급 안정성과 비용 부담 완화에 직결된다. 셋째, 디지털 계측·제어와 예측 운영을 통한 손실 감소는 물리적 건설보다 단위비용당 성과가 크다는 점을 EU 보고서가 데이터로 뒷받침했다. 해외 사례는 실무적 대안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이탈리아의 ROSS 방식과 고정 OPEX-CAPEX 배분(FOCS) 모델을 TOTEX 전환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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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모델은 설비 건설에만 보상 인센티브를 두지 않고 운영 성과와 비용 절감을 보상 항목에 포함시켜 TSO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 EU 집행위는 이러한 모델을 참고해 규율 체계를 설계할 것을 권고했다(전기신문, 2026년 8월 7일).
TOTEX 규제가 일상 소비자와 기업에 미칠 영향
한국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도 상당하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 증가로 송전망 보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송전선 건설 확대만으로는 비용 효율을 담보하기 어렵다.
EU 자료에 따르면 운영 효율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여지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소비자 요금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규제 보상 구조를 CAPEX 중심에서 TOTEX로 전환하거나, 운영 성과 지표(예: 정전시간 감소, 손실률 개선)를 보상에 반영하는 방식이 유효한 선택지다. 예상되는 반론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부는 TOTEX 전환이 규제 복잡성을 키우고 투자 불확실성을 높여 공급 안전에 위험을 준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우려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규제 설계가 부실하면 투자 유인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고서는 잘 설계된 성과 지표와 전환 과도기를 통해 투자 신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또 다른 반론은 운영 개선 여지가 제한적이라서 기대만큼 비용 절감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EU 분석은 우수 운영 사례 적용 시 연간 6억~34억 유로 절감 가능성(추정)을 제시하며, 이는 운영 개선을 간과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다만 해당 절감 규모는 각국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한국 실정에 맞춘 파일럿과 단계적 확대가 요구된다.
이상의 논의에서 도출되는 정책 방향은 구체적이다. 한국은 전력망 투자 규모와 유형을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규제 보상 체계를 재설계해 OPEX를 성과와 연결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디지털화·예측제어 등 운영 혁신에 대한 명확한 인센티브를 도입해 단위비용당 성과를 높여야 한다. 이탈리아 등 해외 사례를 참조해 파일럿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근거로 제도 전환 일정을 수립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 요금 영향·산업 경쟁력·지역 수용성 등 다층적 요소를 수치로 평가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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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력정책의 선택지와 향후 과제
이 변화는 단순한 규제 문구의 수정이 아니다. 투자의 대상과 보상의 기준을 바꿈으로써 전력망 운영의 우선순위 자체를 바꾸는 문제다. 한국의 전력 정책은 향후 10~30년의 전력 수급과 산업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정책 입안자와 규제기관, 운영자는 이 전환을 비용·효과의 관점에서 실험적으로 검증하고 신중하게 확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에너지·산업 관련 법률·주의사항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개인의 투자·사업 의사결정을 대체하지 않는다.
에너지·산업 관련 사항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고, 관련 법령(에너지법, 전기사업법, 산업발전법, 탄소중립기본법 등)과 최신 규제·고시를 준수해야 한다. 기사에 언급된 전망과 수치는 출처와 계산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과거 실적이 미래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관련 법령과 고시는 개정될 수 있으므로 최신 공식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FAQ
Q. 일반 가정 소비자에게 TOTEX 규제가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나
A. TOTEX 규제는 전력망 투자 우선순위를 바꾸어 장기적으로 비용 효율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운영 효율 개선을 통해 송전선 손실 감소나 정전 시간 단축이 이루어지면 소비자 부담 완화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규제 전환 초기에는 투자 유인 변화로 요금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어 규제 설계와 보완 장치가 중요하다. EU 보고서도 전환 과도기를 명시적으로 설계해 충격을 완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정책 전환 과정에서의 요금 영향 예측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지속적으로 주시하는 것이 유용하다.
Q. 한국이 TOTEX 도입을 시도할 때 먼저 해야 할 실무적 조치는 무엇인가
A. 첫 단계로 파일럿 사업을 통해 운영 성과 지표와 보상 메커니즘을 검증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파일럿 결과를 기반으로 규제 보상 항목을 재설계하고, CAPEX·OPEX의 적정 균형과 과도기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절차가 뒤따른다. ENTSO-E와 이탈리아 사례처럼 정량적 성과 측정 기준을 도입해 투자 신호의 왜곡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이해관계자 공개 협의와 법적 정비를 병행해 제도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