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정보신문] 신승철 기자 =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이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에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은행들 가운데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32%로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NH농협은행의 연체율은 0.48%로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으며, 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인상이 1~2회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9일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6%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 가중평균 금리 역시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대출 금리 인상 압력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에 중요한 지표인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도 상승세를 나타내며 최근 3%대로 올라섰다. 이는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변동금리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크다.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대출자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56.1%에 달하며,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77.3%를 차지했다. 반면 고정금리 비중은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느끼는 차주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대출 총량규제 강화도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관리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31일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약 0.5%포인트 인상하며, 비대면 상품에 대한 금리도 높였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는 조치도 이미 시행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산금리와 한도 관리가 이미 진행 중인 만큼 일괄적인 금리 인상은 제한적이겠지만, 대출 증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 강화는 대출 수요 억제 효과가 있지만,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에게 더 높은 금리와 적은 대출 한도로 돌아오게 된다.
금융당국도 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쉽게 풀지 않을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9일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출이 과도하게 풀리면 부동산 가격을 자극해 주거 사다리가 멀어질 수 있다"며 총량관리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핀셋 지원을 통해 실수요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과 금리 인상, 총량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향후 금리 인상과 대출 관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은행권의 가계대출 건전성 악화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실수요자들은 더욱 신중한 대출 계획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