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연이틀 서킷브레이커…사상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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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국내 증시가 글로벌 AI 반도체 거품론과 투자심리 경색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사상 초유의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중단)'라는 전대미문의 충격을 맞이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틀 만에 시가총액 530조 원 이상을 허공에 날린 가운데, 하락장을 견디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물량이 쏟아지며 시장 전체가 극심한 패닉에 빠져들었다.
매도 사이드카 이어 서킷브레이커… 사상 첫 '연이틀 블랙 데이'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2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에 10여 분 앞서 코스닥 시장에서도 거래가 먼저 중단됐다.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급락한 상태가 유지되면서 전 종목 매매가 20분간 중단된 것이다.
앞서 오전 10시 55분과 56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각각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내려졌으나 낙폭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양 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된 것은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폭락을 딛고 반등을 시도하며 상승 출발했으나, 장중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8%가 넘는 뇌동매매성 폭락장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SK하이닉스 '호실적의 역설'… AI 거품론에 반도체 투톱 시총 530조 증발
이날 증시 붕괴의 진원지는 단연 반도체 업종이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 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공시했음에도 주가는 장중 13% 가까이 폭락하며 135만 원 선까지 밀렸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컨퍼런스콜에서 구체적인 주주환원책 발표가 미진했던 점과, 시장 기대치에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낙폭을 키웠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8.85%), AMD(-8.15%), 인텔(-5.86%)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49% 급락한 점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개미 '레버리지 손실만 56조'… 국장 이탈 후 미 증시 이동 가속화
증시가 널뛰기 폭락장을 연출하자 그동안 사자 행진을 이어가던 개인 투자자들도 '패닉 셀(공포 매도)'로 돌아섰다.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 4,000억 원이 넘는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 분석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반도체 투톱 및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액만 약 387억 달러(약 56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단기간 폭락으로 레버리지 상품의 시가총액이 토막 난 결과다.
국내 증시 불안감이 극에 달하자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최고치(139조 6,900억 원) 대비 20% 이상 줄어든 109조 원대로 수직 하락했다. 반면 이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35억 9,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5.7배 이상 폭증하는 등, 국내 증시 이탈과 서학개미로의 유입 속도가 한층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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