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초 발표할 세제 개편안에는 주택 보유자들의 부담을 높이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모두 인상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지난해 6·27과 10·15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이 2억원가량 상승하는 등 집값 안정에 실패하자, 증세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조절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번 개편안은 1주택자도 양도세와 종부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형성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판단에서다. 다주택자가 아닌 실거주 1주택자까지 세금 강화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정책 기조의 변화가 감지된다. 그러나 고가 주택 실거주자에게 세 부담을 전가하는 방안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번 증세가 매물 증가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도소득세 관련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제도가 대폭 손질된다. 정부는 주택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 혜택을 전면 폐지하고, 거주 기간 공제 한도를 10억원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장특공제는 1989년 도입돼 보유 기간에 따른 양도 차익 일부를 비과세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2019년까지는 보유만 해도 80%까지 공제가 가능했으며, 이후 거주 요건 강화 및 혜택 축소가 이어졌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보유 기간 공제를 없애고 거주 기간에만 한도를 두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주택 양도세 신고 건수 2만4816채 중 한 채당 평균 공제액은 전국 기준 2억277만원, 서울은 2억4109만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제 혜택이 과도하다고 판단, 조정에 나섰다. 그러나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실거주가 어려운 다양한 사정이 있는데, 이들을 모두 투기꾼으로 규정해 세제 혜택을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거주 공제에 새롭게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장기 거주 고령자 등 투기와 무관한 1주택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거래세를 올리면 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매매 대신 증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종부세 역시 강화된다. 고가 주택일수록 세 부담이 커지도록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 표준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현행 60%에서 고가 주택에 한해 최대 100%까지 올릴 수 있다. 이 비율 조정은 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하다.
또한 다주택자에게만 높은 세율을 적용하던 기존 체계에서 벗어나 1주택자든 다주택자든 모든 주택의 합산 가액을 기준으로 종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세제 개편은 노무현 정부 이후 누적된 다주택자 중과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서울 등 수도권 ‘똘똘한 한 채’ 보유자의 세 부담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인상이 동시에 추진되는 점에서 정책 방향에 모순이 있다고 평가한다. 권대중 한성대 교수는 “보유세를 올리면 거래세를 낮춰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시장 원리에 맞다”며 “현 정부는 양도세를 세수 확보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문성 교수도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의 목적이 증세인지 집값 안정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 중심으로 단일화하는 전면적인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납세자가 부담할 세금을 명확히 알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면 재산세 중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국무총리 주재 부동산 토론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책임을 일부 계층에 떠넘기려는 의도가 엿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세제 개편안은 부동산 시장 안정과 세수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정부의 복합적인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