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청년과 서민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규제 일부 완화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주택담보대출의 한 종류인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은행권의 대출 공급 여력이 확대되고,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인 1.5%를 조정하는 대신, 실수요자 대출에 대한 예외 적용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 방안은 잔금대출, 중도금, 이주비 대출 등 집단대출을 별도로 분류해 총량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은행권에서도 전체 총량을 일괄적으로 확대하기보다 일부 대출을 예외로 둬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5대 시중은행인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23일 기준 777조6086억원이다. 이 중 집단대출 규모는 148조3451억원으로 전체의 약 19%를 차지하고 있다. 집단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견인하는 주요 축으로, 현재 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되지 않아 은행들은 대출 공급을 제한하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단대출 한 사업장의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를 수 있어 총량 관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이를 제외하면 입주 예정인 사업장에 더 적극적으로 대출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총량 목표를 유지하면서 특정 대출만 예외로 두는 방식이 관리와 정책 실효성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출 예외를 확대할 경우 연령이나 소득 기준에 근접한 차주들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청년이나 저소득층 대출만 총량에서 제외하면, 조건에 미치지 못하는 차주들이 반발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예외 기준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실수요자와 은행 모두 조속한 당국의 결론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특히 입주가 임박한 사업장은 대출 실행 시기가 정해져 있어 규제 완화가 지연될수록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현행 총량 목표에 맞춰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입주자의 금융 불확실성도 커진다. 금융권은 실수요자 지원을 위해 핀셋 지원 방식의 가계대출 규제 완화가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시장 안정을 도모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예외 적용 범위와 기준에 대한 세밀한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