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 부채가 사회 내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자산이 풍부한 상위 가구들은 부채를 효과적인 재원으로 활용해 자산 가치를 늘리는 반면, 경제적 취약 계층에서는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여 순 자산이 감소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가계 내 자산 격차가 점차 확대되어 부채 문제와 연계된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채 증가가 심화시키는 자산 불균형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순 자산 하위 20% 가구의 금융 부채는 평균 2,616만 원으로 이들의 저축 액 1,001만 원 대비 261.5%에 달한다. 이는 모든 저축 금을 동원해도 부채 일부 만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며, 1년 전과 비교해 부채 대비 저축 비율이 12.3%포인트 증가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반면 자산 상위 20% 가구는 금융 부채가 평균 1억2,573만원이나 되지만, 저축 능력도 2억8,031만원으로 부채의 44.9% 수준에 불과해 부채를 모두 상환하고도 약 1억 5,458만 원이라는 여유 자산이 남는다. 이에 따라 부채 부담 비율은 하위 계층이 상위 계층 대비 약 5.8배나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의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소폭 감소했으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는 오히려 부채 부담이 증가하는 이중적 현상이 공존한다. 이는 가계 금융 건전성 측면에서 계층 간 심각한 격차를 드러내는 결과이다.
하위 계층 담보 대출 부담과 순자산 감소 현상
특히 하위 20% 가구의 담보 대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담보 대출은 부동산뿐 아니라 예·적금, 보험, 주식, 채권 등 다양한 금융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을 포함한다. 해당 계층의 담보 대출 평균 액은 1,107만원에서 1,305만원으로 약 17.9% 증가했지만, 전체 부채는 3.7% 증가에 그치며 자산 증가율은 0.8%로 매우 낮아 평균 순 자산은 1,199만원에서 1,132만원으로 5.6% 줄었다. 이는 담보 대출 증가 속도가 자산 증가 속도를 상회하며 실제 재산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상위 20% 계층에서는 부채가 증가했음에도 자산 증가 폭이 훨씬 커, 부채 증가 액을 6.9배 상회하는 1억 2,299만원의 자산이 늘어 평균 순 자산이 오히려 7.4% 증가했다. 그 결과, 상위 20%의 평균 순 자산은 하위 20%에 비해 무려 134배 이상으로 격차가 커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부채가 자산가에게는 자산 증식의 도구가 되지만, 취약 계층에게는 자산 잠식과 고정 적인 경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한다.
금리 인상 시기에 더욱 악화되는 빈곤 악순환과 정책 요구
부채 유지 비용에서도 심한 격차가 발견된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 점수별 대출금리 통계에 따르면, 신용 점수 951 이상 고 신용 차주의 평균 금리는 작년 3.99%에서 올해 4.39%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651~700점 중 신용 차주의 금리는 5.06%에서 6.08%로 1%포인트 이상 급등해, 신용에 따라 금리 부담이 큰 폭으로 차별화되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취약 계층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가중될 경우, 소비와 저축 모두 위축되어 자산 형성이 더욱 어려워질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부채가 자산 축적을 가로막고, 다시 대출 조건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박형근 교수(수원대)는 특히 생계와 주거 등 실수요 차주에 대한 일률적 대출 총량 규제는 대출 접근성을 제한하여 가계 경제난과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어, 취약 차주를 위한 맞춤형 대출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