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지표 산출 방법을 전면 수정했다. 이는 물가지수 자체의 변동이 아닌, 측정 방식의 변화로 인해 핵심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하락하는 결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금리 인하 또는 동결 가능성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2026년 7월 19일, PCE 물가지수의 3개 핵심 구성 요소 측정 방식을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8월 발표될 데이터부터 적용되며, 근원 PCE 상승률이 현재 추산치보다 약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근원 물가는 식료품과 에너지 같이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해 인플레이션의 기저 압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데 쓰인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PCE 간 격차 해소 방안
이번 변경은 PCE와 더 일반적으로 알려진 소비자물가지수(CPI) 사이에 나타났던 이례적인 상승률 격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2026년 6월 기준 연간 근원 CPI 상승률은 2.6%였으나, 근원 PCE는 3.3%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CPI가 PCE보다 약간 높게 측정되는 데 반해,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와 투자자문 비용 관련 수치가 PCE를 크게 끌어올리며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개편 이후 두 지표 모두 상승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분석국(BEA)은 직접 가격 자료를 수집하지 않고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제공하는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 공식으로 재구성하는데, 기관 간 산출 방식 차이에서 미묘한 불일치가 발생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가격 산정 시 하드웨어 가격 변동이 왜곡 요인으로 작용한 점을 개선하고자,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와 웹호스팅 가격 데이터를 추가 반영하는 방식으로 수정한다. UBS의 이코노미스트 앨런 데트마이스터는 이 조치가 PCE 상승률을 약 0.1%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투자자문 비용 산출 방식을 현행 증시 상승에 따른 수수료 단순 반영에서, 금융사의 수입과 실제 업무량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현실을 더 정확히 반영할 계획이다. 법률 서비스의 경우도 기존에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를 쓰던 것을 생산자물가지수(PPI)로 교체해 물가 반영률을 조정한다. 이러한 항목별 조정이 상향과 하향 효과를 상쇄해 근원 PCE 물가를 전반적으로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적 논란 속 연준의 통계 개편과 금리 정책 시사점
물가 산출 방식의 변화 폭은 크지 않으나, 인플레이션이 5년 이상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해 온 상황에서 금리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주목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사소한 수치 변동에는 연연하지 않고, 물가상승률의 큰 흐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금리 추가 인상 여부가 아직 정치적·통계적으로 논쟁 중인 시점에서 수치 하락은 정책 방향에 적지 않은 변수를 제공할 수 있다.
한편 이번 통계 개편 발표가 진행된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경제 지표에 정치적 개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증폭된 상황이다. 공식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뒷받침할 명확한 근거는 없으나, 개편 과정의 투명성 부족과 일부 측정 방식 비공개 등으로 인해 의심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유명 이코노미스트는 “각 항목별 조정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왜 꼭 이들 세 항목이 선택되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분석국(BEA)은 이번 조치를 통계 정확도 향상을 위한 정상적인 절차로 설명하며, “정규직 직원들이 통계 신뢰성과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적 고려 없이 독립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판단과 금리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제권과 금융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