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의존과 산업 리스크
2026년 7월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와 재자원화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는 한국 산업이 당면한 현실을 단도직입적으로 제시했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회 발언에서 핵심광물이 2차전지·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필수 자원이지만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정세 변화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핵심광물 공급망의 취약성이 전기차(전기자동차)와 배터리,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고 진단했다.
결론은 명확하다. 국내 재자원화(재활용) 역량을 빠르게 확대하지 않으면 공급 충격이 제품 공급과 원가 구조로 곧바로 전가될 것이라는 점이다.
핵심 논점은 두 가지다. 첫째, 핵심광물의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아 국제정세 변화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둘째, 현재 국내 재자원화 산업의 규모와 기술 수준이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에 미흡하다는 점이다.
이 두 요소가 결합하면 제조업체와 투자자에게 실질적 리스크를 안긴다. 증거는 구체적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활용연구본부 본부장 김홍인은 토론회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문제가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원료 확보의 문제라고 진단하며, 흑연과 희토류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한다고 지적했다(2026-07-14).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평균 재자원화율은 2024년 기준 7%에 불과하며, 2025년 말 기준으로 국내 재자원화 기업 223개 중 80% 이상이 종업원 20인 미만의 영세업체라는 통계가 제시되었다. 이러한 수치들은 공급망 회복력의 기초가 취약함을 보여준다.
수요 측면의 압박도 명확하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성능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성장으로 니켈·코발트·리튬 계열의 원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토론회에서 제기된 분석은 재활용 활용도를 높이지 못하면 수입 원료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이 최종 제품 단가와 생산 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료 조달 전략의 재검토와 비용전가 가능성 검토가 불가피하다.
재자원화 생태계의 구조적 취약점
외부 변수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협정(ATCM)'을 본격화하면서 한국의 기계·반도체·배터리 산업은 미·중 양측으로부터 동시에 압박을 받는 이른바 '샌드위치' 형태의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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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출 규제와 미국의 공급망 재편 요구가 맞물리면서 한국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조달 경로가 점점 좁아지는 구조다. 이 상황에서 국내 재자원화 역량 확충은 대외 충격을 완충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각된다. 정책·기술 대응 필요성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김홍인은 안정적인 폐자원 공급망 구축, 재생원료 의무 사용 및 최소 사용 비율 제도 도입, 공공 실증 플랜트 구축 지원과 실증사업 확대, 친환경 재활용 공정 기술 개발을 제안했다(2026-07-14). 국회입법조사처의 김수정 입법조사관보는 핵심광물 정책을 해외 자원 개발과 비축, 대체 소재 개발, 재자원화까지 포함하는 전(全)주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경근 한국해양대 교수는 선형 경제에서 순환 경제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며 미·중 패권 경쟁 속 중국의 자원 압박에 대응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경고했다.
예상되는 반론은 존재한다. 재자원화는 초기 투자비용과 단가 측면에서 채산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다.
국내에 충분한 폐자원 규모가 확보될 때까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도 현실적 제약이다. 이들 반론에 대해 토론회 발언과 자료는 기술개발과 규모의 경제, 공공 실증 투입을 통해 단가를 낮출 수 있으며 재생원료 의무화와 함께 단계적 인센티브를 결합하면 산업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전략 비축과 통계·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은 공급 공백을 메우는 단기적 보완장치로도 유효하다.
기업 전략과 정책 우선순위
기업 전략 차원에서는 세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배터리·완성차·반도체 기업은 재활용 원료의 안정적 확보를 공급망 전략의 핵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업계 재편을 통해 영세 재자원화 기업의 통합·확대와 전문 기술 기업의 육성이 뒤따라야 한다.
민관 협업으로 실증 플랜트와 파일럿 투자를 확대해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플랜트·장비·공정기술에 대한 초기 장기투자와 공공 보조금의 조합이 유망한 투자 영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 우선순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재생원료 의무 사용 비율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수요 기반을 마련하고, 공공 실증 플랜트에 대한 재정 지원으로 초기 리스크를 분담하며, 정확한 통계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 신호를 투명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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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비축을 통해 단기 수급 충격을 완화하고, 연구개발(R&D) 지원으로 친환경·고효율 재활용 공정 기술을 확보하는 로드맵은 토론회에서 제시된 제안들과 일치한다(2026-07-14). 한국 산업이 처한 현실은 분명하다.
흑연과 희토류 수입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재자원화율이 7%에 머무는 한, 공급망 충격은 제품 단가와 납기로 직결된다. 재자원화 산업의 빠른 확충과 제도 정비는 선택이 아닌 산업 생존 전략이다. 기업과 정부 모두 자본과 정책 권한을 지금 재배치해야 한다.
FAQ
Q. 일반 소비자는 이번 사안을 어떻게 체감하나
A. 현재 소비자가 즉시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오르거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전기차와 가전 제품의 출고 지연,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이 흑연·희토류 수출을 규제할 경우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원가 부담이 수개월 내에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재자원화가 확대되면 원가 안정과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해 소비자 비용과 환경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공급망 안정화가 소비자 보호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산업 정책을 넘어 생활 경제 문제이기도 하다.
Q. 기업은 어떤 단기 대응을 준비해야 하나
A. 기업은 원료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재생원료 사용 확대 계획을 즉시 수립해야 한다. 공급망 모니터링을 강화해 공급 위험을 조기에 식별하고, 재자원화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나 지분 투자로 원료 확보 역량을 높여야 한다. 정부의 공공 실증 사업과 연계한 파일럿 프로젝트에 참가하면 공정 검증과 비용구조 개선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 토론회에서 제안된 재생원료 의무 사용 비율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재활용 원료 계약을 확보해두는 것이 중장기 원가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 영세 재자원화 기업과의 협력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국내 원료 공급 루트를 구축하는 전략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